미국·중국 AI 패권 쟁탈전, 한국 반도체 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AI 개발을 제한하기 위해 80개 기관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이중 50여 개는 중국 기관입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기관에 반도체를 판매할 때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건설 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엔비디아의 H20 칩 구매를 금지하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중국에서도 H20 칩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된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의 어센드910, 바이두 산하 쿨룬에서 제작한 칩은 H20 칩보다 사양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아직 이 규정을 엄격하게 시행하지는 않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될 경우 강력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의 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 대신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품으로 눈을 돌릴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연간 매출의 13%가 중국 판매인 만큼 이러한 변화는 엔비디아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데이터센터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는 소식도 엔비디아 주가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리스크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구글과 메타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두 국가의 경쟁으로 AI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엔비디아는 중국의 규제에 맞춰 새로운 H20 칩을 출시해 중국 시장에 대응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규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H20 칩 사양을 조정하는 방안은 칩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