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며 명동성당에 조문객들
22일 오후 2시경,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기 위해 명동성당 지하성당에 방문한 조문객들은 3시부터 시작된 미사에 참여했다.

조문객들은 한 줄은 교황을 위해 5분 정도의 기도를 드리고, 다른 한 줄은 교황의 영정사진 앞에서 간단히 묵념하고 퇴장하는 방식으로 조문 행사에 참여했다. 교황을 일찍부터 조문하러 온 이들은 대부분 오랜 천주교 신자였다. 최베로니카씨(70)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던 2014년을 회상하며 마음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직접 봤을 때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교황이 남북통일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나라의 시국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해주셨다고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최영조씨(78)는 딸 최윤주씨와 함께 조문소를 찾았다. “직장 일도 미루고 조문부터 하러 왔다”며 교황이 빈민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신 존경스러운 분이셨다고 설명했다. 최영조씨는 “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교황은 누가 될지”라며 기대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황인재씨(25)는 최근에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을 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살아온 삶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곳에 찾았다고 말했다. “며칠 전 부활절 미사에서 축도까지 해주셨는데, 갑자기 선종 소식을 들어 슬픔보다도 굉장히 놀랐다”고 전했다.
조문을 위해 명동성당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벨기에에서 온 에릭(67)씨와 힐드(62)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이었던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열린 마음을 가진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또한 교황이 역사상 첫 번째 예수회 출신 교황임을 언급하며 “그는 자발적으로 가난하고 소박한 삶을 선택했다. 굉장히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미사가 시작되자 지하성당 내부는 신도들로 가득 찼다. 기도 및 추모는 한 시간 단위로 정각에 시작되었다. 수녀(해설자)가 기도문을 선창하자 신자들이 이를 따라 응송했다. 조문객들은 차례로 나와 영정 앞에서 묵례를 표하고 성호를 긋으며 교황의 마지막 모습을 배웅했다. 조배를 퇴장한 이들은 준비된 추모 촛불을 손에 들고 조용히 성당을 빠져나왔다.
조문이 시작되고 2시간 가량이 흐른 뒤에도, 지하성당 앞은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기 위해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여전히 붐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