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손보, 자본 건전성 개선 압박…경영개선권고 결정

홍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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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렸다. 롯데손해보험의 자본 적정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개선이 미흡해 부실 금융사 관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제19차 정례회의에서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 당국이 부실 금융사에 증자나 채권 처분 같은 재무개선 조치를 이행토록 강제하는 제도다. 경영개선권고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유도하는 조치로 보험회사 자본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성격을 가진다.

 

롯데손해보험이 경영개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 경영개선권고 조치는 종료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영실태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관리, 보험, 투자, 금리, 유동성리스크,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 7개 부문을 1~5등급으로 평가하며 계량 항목은 매분기 경영지표를 통해 평가하고 비계량 항목은 검사주기에 따라 임점평가로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은 평가에서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문제가 됐다고 짚었다.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기본자본만으로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하는 지표다. 금융위 관계자는 "손보업계에서 롯데손해보험 자본적정성은 취약한 상태"라며 "2025년 6월 손보업계 평균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106.1%지만 롯데손해보험은 -12.9% 수준으로 업계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3년 7월 금감원은 롯데손해보험 경영진과 대주주 면담을 진행하고 자산 운용 수시 검사를 실시했다. 롯데손해보험은 해당 경영 취약 사항에 대한 개선 계획을 제출했으나 똑같은 문제점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개선권고가 내려졌을 때 통상 단기간에 해소하는 방법은 증자"라며 "롯데손해보험 측이 증자 계획을 제출했으나 구체성이 많이 결여되어 단기간에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손해보험은 2020년 말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 4등급을 받아 2021년 9월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요구를 한 차례 유예받은 바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 킥스비율은 개선되었지만 다른 지표에서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금융위는 판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기보험 중 무해지 상품 기준, 장기보험 중 사업 비율, 금리에 취약한 기간 등을 예의주시하고 안정적인 자본 운용 노력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킥스는 141.6%로 전분기 대비 12.1%포인트 상승하며 금융 당국의 권고치인 130%를 웃돌았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은 금융위 판단에 위법성 여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롯데손해보험 자본적정성 부문 계량평가로 3등급을 부여했음에도 비계량평가에는 4등급을 부여했는데 그 사유로 ORSA(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계) 도입의 유예를 꼽았다.

 

롯데손해보험은 경영실태 평가 매뉴얼에 근거해 ORSA 도입을 유예했음을 주장하며 상위 규정인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라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고 항변했다. 롯데손보 노조는 금감원의 표적감사라고 주장하며 6일 금감원, 7일 금융위 항의 방문 및 시위를 예고했다. 김증수 롯데손보 노조위원장은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정기감사 시작 전부터 적기시정조치를 예고했다"고 말했다.

홍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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