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격변기 대응 위해 금·채권·코인에 투자
올해 경기 악화 전망을 내다본 부자들이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들은 실물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부자의 74.8%는 올해 실물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고,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부자 응답자도 63.8%였다. 부자들은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부자의 65.7%가 향후 1년간 현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자산 비중을 조정하겠다는 이들의 경우 부동산보다 금융 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부자들은 '올해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둘 것'이라며 투자 의향이 있는 자산으로 예금(40.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32.2%)과 금리 인하시 가격이 상승하는 채권(32.0%)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았다. 아직 채권 투자를 하지 않는 부자들도 새로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는 응답이 다른 금융 상품 대비 높았다.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다. 아직 부동산에 거품이 끼었다는 판단이다. 올해 부동산 매수 의향은 44%로 전년(50%) 대비 하락했고, 매도 의향은 34%로 전년(31%)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시장의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기회를 탐색하거나 부동산보다 금융 투자를 다양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부자들은 가상자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향후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은 투자 자산으로서 가상 자산(코인)에 대해 '위험성'에는 대다수가 동의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부자들의 약 30%가 가상 자산 투자 경험을 갖고 있으며, 과거보다 보유 코인의 종류와 규모가 모두 증가했다. 부자들이 가상 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은 해당 영역의 성숙을 의미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부자들의 분산 투자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 변화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