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15% 초과 관세 시 버티기 어려워

한국경제인협회는 10대 수출 주력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92.0%가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를 넘을 경우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철강, 선박, 석유화학 등 10대 수출 주력 업종 매출액 1000대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하반기 국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자동차부품,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7개 업종에서 채산성 악화 우려가 높게 나타났다.
조사에서 수출 감소를 예상하는 기업들은 그 요인으로 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 증가(45.6%)와 주요 수출시장 경기 부진(26.6%)을 꼽았다. 반면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판로 개척(28.2%)과 신제품 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25.0%)를 이유로 들었다. 또한 수출 기업들은 최대 리스크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53.3%)을 지목했으며,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0%), 미·중 통상 갈등 심화(12.7%)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 수출 대기업의 절반가량(47.3%)은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채산성 악화 가능성을 예상하는 응답은 38.7%로,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14.0%)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채산성 악화의 원인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44.8%),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단가 인하(34.5%),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13.8%) 등이 꼽혔다.
기업들은 통상 협정을 통한 관세 부담 완화(37.0%), 법인세 감세 및 투자 공제 등 세제 지원 확대(18.7%), 신규 수출시장 발굴 지원(12.6%) 등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비용 절감 중심의 단기 대응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수출 기업의 비교 우위를 반영한 통상 협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를 통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