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집회 참여자들은 전세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했다
지난 3월 1일 삼일절,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위해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전세버스가 서울행을 떠났다. 한겨레 기자들은 이러한 전세버스에 함께 탑승하며, 참여자들의 의견과 행동을 관찰했다.
전세버스는 주로 지역 교회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에서 운영되었고, 대부분 40대 후반부터 70대까지의 남성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애국 우파'라고 칭하며, 플라스틱 접는 의자와 돗자리, 태극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버스 안에서는 간이 특강과 함께 건강보조식품 판매가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점심과 저녁으로 빵이나 김밥, 밥과 김치, 콩나물 무침 등 소박한 도시락을 먹었고, 바나나와 음료수, 사탕 등도 제공되었다.
서울로 향하는 버스 행렬은 고속도로를 가득 메웠고, LED 전광판에는 출발 지역 뒤에 '자유마을', '대국본', '세이브 코리아' 등의 문구가 뚜렷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안성 휴게소 인근에서는 100여 대의 버스가 모였다.
버스 안에서는 "청년이 와서 너무 대견하다"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찬양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한 인솔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그 다음으로 제일 훌륭한 대통령이다. 우파 유튜브 보고 공부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과 여의도 집회에 참여하는 취지는 같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광화문 행 버스를 탄 한 참가자는 "여의도에서 열리는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 이 버스를 탔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다른 회원이 "거기를 왜 가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광화문 행 집회 참여자들은 전 목사와 입장이 다른 단체나 개인은 이단, 공산당, 빨갱이라고 표현하며 여의도 집회를 열고 있는 손현보 목사는 이단, 보수언론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좌파라고 했고, 제이티비시(JTBC)는 중국 공산당 지지 언론으로 표현했다.
집회 현장이 가까워지자 버스 안에서는 유튜브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광화문 인근 주차장과 도로는 전국에서 온 전세버스 수백여대로 가득 차 있었다. 광주에서 전세버스 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전에는 탄핵 촉구, 가결 뒤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려는 단체들이 매주 2∼3대씩 꾸준히 예약하고 있다"며 "광주에서 서울까지 전세버스 1일 대여비용은 90만∼100만원으로, 겨울방학이 끝나면 비성수기이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버스가 광화문에 도착한 뒤에는 대부분 각자 집회 현장으로 이동한다. 정해진 시간까지 집회에 참석하고 다시 버스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오후 4시 광화문 일대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가 한창이었지만 경북 김천과 구미, 부산 등 먼 곳에서 온 참가자들은 귀가를 서둘렀다.
귀갓길 버스 안은 피로에 지친 참가자들이 대부분 잠을 청해 고요했다. 그 와중에도 휴대전화로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우파 유튜버들의 목소리가 돌림노래처럼 버스 안을 가득 메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