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 HBM 승부수 성공…시총 200조

SK하이닉스 주가가 7.32% 상승한 27만8500원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202조74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200조원 시가총액을 돌파한 수치이며, 2021년 1월 100조원 돌파 이후 4년 6개월 만에 두 배로 증가한 결과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이룬 성과는 인공지능 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후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수십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미래 기술 투자의 일환으로 2013년 업계 최초로 HBM 개발에 나선 SK하이닉스는 4~5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고용량 D램 수요 증가를 예측하고 꾸준히 투자했다. 특히 2021년 11월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AI 가속기에 대한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의 HBM 부서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6월 4세대 HBM인 HBM3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엔비디아에 단독 공급했고, 2024년에는 5세대 HBM(HBM3E) 납품전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점유율은 52.5%에 달하며, 올해는 HBM3E 12단 제품과 HBM4 시장을 선도하며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HBM의 성장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D램 매출에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점유율 36%)에 올랐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1.2% 증가한 7008억 달러(약 9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메모리 부문은 올해 11.7%, 내년 16.2%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D램 매출의 44%를 HBM이 차지하며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 HBM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