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전 ICBM 연구소 방문…핵 능력 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1일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으로 향하기 직전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하여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을 사정권으로 두는 무기까지 갖춘 ‘핵보유국’ 지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신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리용한 신형 고체발동기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킬로뉴턴)으로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9'형 계렬(계열)들과 다음 세대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20'형에 리용(이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는 우리 전략 미싸일 무력의 강화와 능력 확대에서 커다란 변혁을 예고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치하하며 “전략무력 강화의 지름길을 열어놓은 해당 연구소의 과학자들에게 높은 급의 국가표창을 수여”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작년 10월 31일 ‘화성-19형'이 마지막이었다. ‘화성-19형'은 북한이 보유한 ICBM 중 가장 큰 기종인데, 이를 뛰어넘는 성능의 ‘화성-20형'을 개발하고 있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기존의 화성-18형도 사거리 1만5천㎞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화성-20형은 사거리를 확장하거나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2일 새벽 북중 접경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내 집무실 칸에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탑승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최 외무상,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와 대화하는 사진도 공개됐는데, 조용원과 김덕훈이 열차에 함께 탔는지 단순히 환송을 위해 나왔는지는 불분명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일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올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새로운 반미 다극체제 국제질서의 한 축임을 과시하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