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 헌재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언
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며, 보석으로 석방된 뒤 출석을 거부해왔지만 구인장까지 발부되자 마음을 돌렸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내란 중요임무수행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을 받고 있어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은 증언할 수 없다”며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다만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했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했다.
경찰청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은 검찰 조사에서 이미 드러났다. 그는 이번 증언에서 그러한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조지호 경찰청장의 증언은 현직 경찰관들 사이에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조지호 경찰청장이 윤 대통령 명령을 거부하지 않고 실행했기 때문에 경찰 조직이 내란 혐의에 연루되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반면 다른 일부 경찰관들은 조지호 경찰청장이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는 점, 그리고 형사 재판 진행 중임을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비상계엄 직후 연달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 등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안가(안전가옥)로 불러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사, 언론사 등을 접수한다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전달받았던 것이 드러났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후 혈액암으로 지난해부터 투병 중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직 개혁의 의지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 명령을 거부하지 않고 실행했기 때문에 경찰 조직이 내란 혐의에 연루되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