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군 장병들을 위한 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순직해군 장병들을 위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31일, 분향소는 이틀째 운영되면서 고인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순직자 동료들은 고인들의 영정 앞에 한송이 조화를 올리고 경례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눈물을 참던 한 부사관이 조문을 마치고 눈물을 터뜨리자 주변 동료들도 함께 통곡했습니다.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주저앉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듯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유족들은 김 합참의장에게 군용기 추락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며 오열했습니다.

고 강신원(25) 상사의 유족은 이날 음력 생일을 맞이한 강 상사를 위해 영정 앞에 케이크를 올려 놓았습니다. 강 상사의 여동생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말없이 영정사진을 바라봤습니다. 고 윤동규(27) 상사의 모친은 "내 아들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 어떻게 해"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순직자 동료들은 이를 지켜보면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한 동료 장교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눈만 감으면 동료들이 떠올라서 힘들다"며 한동안 분향소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고 박진우(34) 중령의 한 유족은 위로하러 찾아온 박 중령의 동료들을 되레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도 크지만, 동료를 잃은 슬픔도 크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을 건넸고, 동료들은 눈물로 답했습니다. 순직자 친지들과 지인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고 이태훈(30) 소령과 고 강신원(25) 상사의 친지들도 조문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고 박진우(34) 중령의 한 지인은 "고인은 항상 동생들을 먼저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든든한 오빠였는데,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휴가를 내고 분향소를 찾았다는 김모(26) 공군 장병은 "조문하기 위해 경주에서 버스 타고 일부러 찾아왔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 국가가 잘 대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인들의 영결식은 다음 달 1일 오전 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 참모총장 주관으로 거행될 예정입니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봉안됩니다. 해군은 영결식 전까지 일반인들도 조문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개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