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사단장, 채상병 사건 구명로비 의혹 부인하며 휴대폰 비밀번호 기억 못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 수사와 관련된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제가 볼 땐 공수처가 구명로비가 없었다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의) 완벽성을 높이기 위해 수사를 더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1월 해병대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비밀번호 잠금을 풀지 못해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는 있다"면서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에게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에 참관할지 여부를 타진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포렌식 참관 계획을 직접 알렸다.
임 전 사단장은 포렌식 조사 입회 전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그때도 기억을 못했고,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경찰에서 포렌식 작업을 위해 암호를 풀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휴대전화 암호가) 풀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br><p>그는 "구명로비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소명되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박균택 의원과 김규현 변호사는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 지연에 대해서는 "수사 객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상당히 (수사가) 지연돼 답답하다"며 "국민들에게 속시원하게 의혹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채상병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경상북도 예천군의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 1사단 소속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다.
공수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의혹, 임성근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해 왔으나,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가 터진 뒤 비상계엄 TF를 꾸리고 대부분의 인력을 투입하느라 채상병 관련 사건 수사는 잠정 중단했었다.
지난해 공수처는 군 관계자들, 구명 로비 의혹과 연관된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하고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들의 통신 기록 등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및 대통령실 관계자 등 이른바 '윗선'까지는 수사를 진척시키지 못했다.
지난해 7월까지 통신 기록 등 주요 자료를 확보한 후에는 기록 검토를 위해 상당한 기간을 할애했고,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군 관계자들의 참고인 조사를 약 4개월 만에 재개하며 수사에 속도를 낸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최근 언론 정례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비상계엄 사건에 검사 전원 다 투입된 만큼 정리가 필요하다"며 "상황을 보고 해병대 사건 수사를 재개하는데 비상계엄 수사가 완결된 후라고 보진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정리되면 재개할 텐데 수사 방식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