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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교사, 학생 가족과 갈등 끝에 숨진다
사회

40대 교사, 학생 가족과 갈등 끝에 숨진다

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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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모 중학교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A씨는 최근 지도를 하던 학생의 일탈행위로 인해 학부모와 항의가 이어지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일탈행위를 보인 3학년 학생을 지도하면서 학생 가족으로부터 계속 항의를 받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A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는 평일과 주말을 막론하고 학부모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게는 십여 차례 전화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A씨는 학생이 졸업하지 못할까 봐 항의성 민원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가족에 등교 여부를 전달하고, 학생에게는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오라고 했다고 유족은 말했다. 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A씨는 지난 19일 학교 측에 두통을 호소하며 병가를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사용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A씨 아내는 "학생 가족은 몇 차례 학교를 찾아오겠다고 해놓고 오지 않았었다"며 "지난 21일에도 학교에 오겠다고 해 남편은 병가를 미뤘지만 결국 학생 가족은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학교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학교에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20년간 교직 생활 동안 고인은 누구보다도 학생을 사랑했다"며 "부고를 들은 제자들이 직접 찾아오거나 학부모가 대신 와 위로해주시고 갈 정도"라며 "또 모범 교사상을 받을 정도로 착실했다"고 말했다.

 

제주교육청은 A씨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추모를 원하는 교직원, 학생,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A씨 아내는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학교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A씨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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