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지원, 자구노력 전제 조건

금융권이 석유화학 업계의 자구책 확정 전까지 기존 대출 회수를 자제한다. 다만, 강도 높은 사업재편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금융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와 금융권은 철저한 자구 노력, 고통 분담, 신속한 실행이 석화 사업 재편의 기본 원칙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금융위는 금융권에 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 여신 회수 자제를 당부했다. 또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수반되는 지역 경제, 협력업체, 근로자 어려움에 대해 특별 배려를 요청했다. 지원의 전제 조건은 석화 업계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 재편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물에 빠지려는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는데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석화 업계의 미흡한 자구 노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석화 업계 일각에서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정부 지원' 방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권 부위원장은 “지금은 얼어붙은 강을 건너는 때”라며 “줄을 묶고 함께 건너면 정부가 손을 잡아주겠지만 홀로 걸어가면 얼음이 깨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업계에 조언했다. 그는 또한 “이익은 자기의 것으로, 손실은 모두의 것으로 돌리는 행태는 시장과 채권단 동의를 결코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주주와 계열 기업은 자기 뼈를 깎는 자구 노력으로 시장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화 업계가 자구 노력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재편 계획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석화 업계의 자구 노력과 사업 재편을 지원하고, 금융 시장의 안정과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