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상승세 지속, 가공식품·외식 물가 부담 가중

최근 3년간 서민 생활물가가 19% 넘게 오르면서 가계 경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이 두드러져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한국의 생활물가는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생산 기간 연장 및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이후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5.9%를 기록했지만,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생활물가는 19.1%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 기간 공급망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분이 가공식품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빵이나 우유 같은 가공식품 가격이 잇달아 인상되면서 가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유지되는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 등 서비스 품목은 3%대를 넘는 상승 추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이 두 품목이 전체 물가 상승분의 74.9%를 차지했다.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53개(73%)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생활물가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EIU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료품 물가는 OECD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156으로 집계됐으며, 의류와 주거비도 각각 161, 123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높은 생활물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한은 설문조사 결과 지난 1∼4월 소비 지출을 늘리지 않았다는 응답자의 62%가 ‘구매여력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농식품부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산란계협회 담합 조사와 관련하여 계란 산지 가격에 공급자가 희망 가격을 제시하는 관행이 있다고 지적하며 거래 투명성 확보를 강조했다. 또한 계란값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의 생산 기간을 기존 84주에서 87주로 늘리고, 비타민과 영양제 투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을 계획이다.
제과·제빵 등에 쓰이는 계란가공품의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기존 4000t에서 1만t으로 확대된다.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에 차질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며, 다음달 말부터 태국산 닭고기 4000t을 국내에 공급하고 8월부터 브라질 내 조류인플루엔자 미발생 지역에서 닭고기를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협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