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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사퇴 후 의료계, 전공의 복귀 및 봉합 여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회

박단 사퇴 후 의료계, 전공의 복귀 및 봉합 여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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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이후 전공의 복귀 및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분열 심화 및 어정쩡한 봉합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박 비대위원장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전공의들은 대전협 새 집행부 구성이 의료 사태 해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며,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인해 다양한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고 대안 없는 투쟁만 지속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A 전공의는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들이 많았지만 일부 강경파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내부 소통이나 정부와의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어서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B 전공의는 "정부와의 대화 테이블에 나오기는 할 것 같고 이전보다 활발히 논의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이 와해되어 일부만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는 어정쩡한 봉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C 전공의는 "조건부 복귀 의사를 밝힌 4개 대형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판하는 다른 병원 대표들이 나오면서 이미 내홍을 겪고 있다"면서 "왜 독단적으로 복귀 의사를 밝혔냐는 문제 제기인데, 이미 와해는 시작됐다고 본다. 복귀 길이 열리면 복귀할 수 있는 사람만 복귀하면서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달 초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전공의들은 여전히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재검토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의료 환경도 이전과 달라져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어도 원하는 성과를 도출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렸을 때 복귀해서 대화로 풀었어야 했는데 이미 늦었다"면서 "복귀 조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상당부분 메우고 있어 협상력을 갖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대전협 새 집행부의 역할과 대정부 협상력, 의사를 대변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사태 해결 능력에 따라 사태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D 전문의는 "후임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면서 "전공의들이 사분오열돼 일부는 수련병원으로 들어오고 일부는 수련을 포기하고, 다른 일부는 다른 병원으로 취업하면서 어정쩡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후임 지도부가 잘 구성돼 협의를 빠르게 진행하면 사태 해결에 속도가 날 것 같다"고 했다.

 

B 전공의는 "공석인 비대위원장 호선부터 의료문제 해결과 복귀 사이의 우선순위 설정 등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서울의 다른 수련병원 E 교수는 "전공의들이 코로나 세대여서 개인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하지만, 사태 해결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사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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