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 심화…조합원 7천명 감소
경제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 심화…조합원 7천명 감소

홍이슬 기자
입력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내부 갈등으로 조합원 수가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임금 단체협약 과정에서 일부 정보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이에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하며 노조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가 함께 진행 중인 성과급 개선 TF 또한 변수에 직면했다.

 

지난 21일 기준 전삼노 조합원 수는 3만891명으로, 3개월 전 3만7000여명에서 2개월 만에 7000명 이상 감소했다. 전삼노는 지난해까지 조합원 수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최근 급격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노사가 타결한 임금 단체협약을 놓고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결과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3월 평균 임금인상률 5.1%, 자사주 30주 전 직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2025년 임금 단체협약을 최종 체결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가 일부 노조 간부 대상의 임금인상률을 포함한 단체협약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 받았으면서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 전임자들이 받은 임금인상률은 6.2%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는 단체협약 조항에 따라 노조 전임자의 별도 임금인상률 적용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조합원 반발이 거세지자 노조 집행부는 사과문을 내고 “전임자 처우 개선 사안으로 혼란을 드린 점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3월까지였던 집행부 임기를 오는 9월로 6개월 단축한다고 전했다. 손우목 전삼노 노조위원장은 병가를 내고, 노조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노조 집행부의 신뢰 하락은 노사가 함께 진행 중인 성과급 개선 TF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지만,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사측에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본격 가동된 성과급 개선 TF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 및 목표달성장려금(TAI)의 지급 기준과 규모 등 성과급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OPI의 지급 기준이 되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산출 기준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OPI는 매년 회사가 집행하는 설비투자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야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는 구조다. 직원들은 이 같은 산정 기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TF에서 EVA 산출 기준을 직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꿀지 주목하고 있다. 노사는 내달 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노조 내부의 갈등으로 합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노사 양측이 TF 운영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내부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올해 노조 리스크를 해소하고 성과급 협상까지 타결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이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