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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방화범 , 범행 전재산 모모 및 주요 역 물색
사회

지하철 방화범 , 범행 전재산 모모 및 주요 역 물색

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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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사건 피의자 원 모 씨가 범행 25일 만에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원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하며, 범행의 계획성과 위험성을 강조했다. 원 씨는 범행 전 가족에게 전재산을 송금하고, 주요 지하철역을 물색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 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2분쯤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 화재로 원 씨를 포함해 총 23명이 연기 흡입으로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당초 원 씨에게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은 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까지 추가했다. 또한 원 씨는 가방에 휘발유 등 위험 물질을 숨겨 열차에 탑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원 씨는 이혼 소송 결과에 대한 불만과 아내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범행을 결심했다. 대검찰청의 통합심리분석 결과, 원 씨는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이분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 특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혼 소송 패소 이후 피해망상적 사고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원 씨는 범행 10일 전인 지난달 21일 주유소에서 휘발유 3.6리터를 구입하고 토치형 라이터를 준비했다. 오토바이 운전자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헬멧을 착용하고 현금으로 유류비를 지불해 주유소 업주의 의심을 피했다. 그는 범행 전 신변 정리를 하며 정기예탁금, 보험 공제계약 해지, 투자 펀드 환매 등을 통해 전재산을 가족에게 송금했다.

 

또한 원 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30일 휘발유를 소지한 채 1, 2, 4호선을 번갈아 타며 영등포역, 서초역 등 주요 지하철역을 배회하며 범행 기회를 노렸다. 검찰은 원 씨의 행동이 지하철 탑승객 전체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 점을 고려해 혐의를 추가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신속한 수사를 위해 형사3부 손상희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12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여 사건을 수사했다. 수사팀에는 강력, 방·실화 전담 검사 4명과 수사관 8명이 포함됐다.

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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