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 확대하는 기업들… 주가 상승 배경은

국내 코스닥 상장사들이 부진한 전통 사업을 벗어나기 위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을 대거 매입한 기업들이 주가 급등을 경험하면서 유사 전략을 따르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성과 없이 단기적인 테마에 의존하는 이러한 행보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맥스는 올해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이 중 약 900억원을 비트코인 매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약 3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2021년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기업 '맥스트'로 상장했지만 사업 부진으로 시가총액이 500억원대까지 하락했던 비트맥스는 김병진 플레이크 회장이 인수하며 회사명을 변경하고 가상자산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주가는 1000원대 후반에서 7000원대로 약 4배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맞물려 '한국판 스트래티지'를 표방하는 비트맥스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트맥스의 전환사채에는 오션인더블유 원영식 회장이 전액 투자자로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원 회장이 코스닥 상장사들의 가상자산 전환 과정에서 자금 조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보안 업체 이니텍도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오션인더블유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2019년 신약 개발 기술 특례로 상장했지만 임상 실패가 이어지면서 상장 폐지 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미국 가상자산 투자사 파라택시스에서 자금을 유치하며 가상자산 테마주로 전환했고 최근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6월 30일 파라택시스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최대주주 역시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될 예정이다.
지열에너지 중심의 사업을 해왔던 앱트뉴로사이언스 역시 정관에 가상자산 사업 항목을 추가하며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앱트뉴로사이언스는 사업 전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기업의 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약 59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약 86조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CB 발행 등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비트코인 매입을 지속해 왔으며 그 결과 최근 5년간 주가는 약 2500% 상승했다.
그러나 국내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테마 전환'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정착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일시적인 주가 부양 수단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보유량에 있어 비트맥스 다음으로는 위메이드가 223개, 네오위즈 123개, 카카오 39개, 셀트리온 18.05개, 다날 17개, 넷마블 8.29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