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 세계 3대 SF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인 작가 정보라가 소설집 『그녀를 만나다』(2021)의 영문판 『너의 유토피아』(2024)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필립 K. 딕상 후보에 올랐다. 이는 한국인 작가로는 처음이다. 정보라는 2022년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 2023년 전미도서상 수상 경력을 가졌다.
필립 K. 딕상은 미국에서 출판된 SF 소설에 주는 상으로 단편소설집으로 후보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정보라는 번역의 힘이 크다고 생각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작품'에 주어지는 상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정보라는 최근 한국 문학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주로 중국학이나 일본학을 전공한 백인 교수들이 부전공으로 한국학을 공부하다가 한국의 순문학을 영미권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문학 수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는 장르문학, 순문학 할 것 없이 해외에 나간다고 말했다.
정보라는 사회 이슈를 소재로 작품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너의 유토피아』 수록작인 '씨앗'은 대기업의 자원 독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썼다. 그게 벌써 12년 전 일인데 그간 기후 위기나 자원 고갈이 심각해지지 않았나.
정보라는 번역가로서 또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 작가 브루노 야센스키의 디스토피아 소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를 한국어로 옮겼다. 안톤 허의 소설도 번역 중이라고 들었다. 정보라는 번역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좋은 글을 쓰시는 분들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자신도 이런 실험을 하고 싶거나 관점을 바꾸고 싶다는 1욕구가 일어나는데 그게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보라는 '데모하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탄핵 집회에 참여했고, 경북 구미 한국 옵티컬 하이테크 고공 농성 1주년 희망 텐트를 찾았다. 지난 8일에는 퇴직금 소송 선고가 있었다. 그날 서울에 갔다가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농성에 갔다. 정보라는 계엄 사태도 언젠가 소설에 등장할까 하는 질문에,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집회에 나가 감동한 적은 많다고 밝혔다. 정보라는 한국 사회의 수준이 높아졌음을 느끼며 정치 수준의 저하를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