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 기업 효율성 부진으로 7계단 하락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기업 효율성 감소에 따라 하락했다. 스위스 IMD가 발표한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은 69개국 중 27위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7계단 떨어졌다. 이는 역대 최고 순위였던 지난해 20위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IMD는 매년 국가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역량을 평가한다. 평가 항목은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분야에 걸쳐 20개 부문, 337개 세부 항목을 포함한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하락한 분야는 기업 효율성이었다. 기업 효율성은 23위에서 44위로 무려 21계단 떨어지며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다. 생산성, 노동시장, 금융, 경영 관행, 태도·가치관 등 모든 부문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경쟁력은 41위에서 57위로, 기업의 기회·위협 대응 능력은 17위에서 52위로 크게 낮아졌다.
인프라 분야 역시 11위에서 21위로 하락했다. 기본 인프라, 기술 인프라, 과학 인프라, 보건·환경,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순위가 떨어졌다. 도시관리 및 유통 인프라 효율성, 디지털·기술 인력 확보, 사이버 보안 역량 등이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초·중등 및 대학 교육 순위도 모두 하락했다.
반면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 분야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경제 성과는 11위, 정부 효율성은 31위로 작년보다 각각 5계단, 8계단 상승했다. 경제 성과 분야에서는 국제무역, 국제투자, 물가 등이 순위 상승을 견인했지만, 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 실업률·청년 실업률 부문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 효율성에서는 재정, 조세정책, 제도 여건 부문 순위가 올랐지만, 기업 여건 및 사회 여건에서는 하락했다. 개인소득세의 근로 의욕 고취 부문은 54위에서 43위로, 법인세 부문은 58위에서 43위로 상승했으며, 이는 GDP 대비 조세 부담이 낮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정 부문은 50위에서 60위로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 계엄령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와 기업 심리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녀 실업률 격차 부문 역시 21위에서 33위로 하락했다.
국가별 평가 결과, 스위스가 작년보다 1계단 상승하여 1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2위로 내려왔고, 홍콩이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6위), 중국(16위)이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35위를 차지했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캐나다(11위), 미국(13위), 독일(19위), 영국(29위), 프랑스(32위), 이탈리아(43위)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