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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이준석 중심론'으로 대선 판세 뒤흔들려나
정치

이준석, '이준석 중심론'으로 대선 판세 뒤흔들려나

최영민 기자
입력

6·3 대선을 앞두고 '반명연대' 중심으로 '이준석 중심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서서히 오르고 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발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이재명 후보가 우세한 현재의 대선 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이야기다.

 

20일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SBS라디오에서 그는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돼 이길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자신으로 단일화가 된다하더라도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준석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겹쳐진다. 당시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막판까지 선을 그으며 독자 완주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처음부터 단일화 자체를 봉쇄한 이준석 후보와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이후 안 후보는 선거일을 불과 6일 남겨둔 3월3일 극적으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단일화는 '김문수 중심론'이다.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굳이 응할 이유가 없다. 이 후보는 오히려 '삼자필승론'을 내세우고 있다. 2024년 총선에서 자신이 승리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과 3자구도를 만들어 승리를 거둔 경험을 이번 대선에서 그대로 실현하겠다는 의미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막고 싶은 사람들도 그 모델 외에는 승리 방정식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세대 표까지 끌어와서 이재명 후보의 40% 후반대 나오는 지지율을 내리지 않으면 다른 건 무의미하다"며 "김 후보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없다. 유권자들이 이준석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 후보의 지지율은 대선 후보 토론회 이후 상승세를 나타냈다. 에브리리서치가 에브리뉴스·미디어로컬(한국지역언론인클럽)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지하는 차기 대선 후보를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46.0%, 김 후보 41.6%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4.4%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이었다.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8.5%,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1.1%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8일 진행된 첫 대선후보 TV 토론회 이후 실시됐다. 문제는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뒤집고 승리할 수 있느냐 여부다. 최근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김 후보와 배우자인 설난영씨의 알려지지 않는 미담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런 판세를 흔들어 이재명 대세론에 균열을 내고, 궁극적으로 역전승을 일구어내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는 '이준석 중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간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할 경우 현재로서는 김 후보가 우세하다. 하지만 김 후보로 무난하게 패배하기보다는 막판 변수를 만들어 대선판을 뒤흔들어 역전승을 해보자는 유권자가 많아지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불과 열흘 전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단일후보로 추대하려던 국민의힘 전당원 투표가 오히려 한 전 총리를 밀어내고 김 후보를 선택하는 이변을 만들어낸 사례도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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