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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정준원 '언슬전', tvN 살렸다
문화/연예

고윤정♥정준원 '언슬전', tvN 살렸다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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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 이우정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약칭 ‘언슬전’)이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다사다난했던 1년을 마무리한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 분),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 구도원(정준원 분)이 레지던트 2년 차가 됐다.

 

이날 산부인과에 들어온 지 1년이 되어가는 동안 실수투성이였던 1년 차 레지던트들은 여러 환자와 산모, 아기를 만나면서 전보다 나은 성장을 이뤘다. 빚 때문에 병원에 들어왔던 오이영은 산모와 아기를 위하는 마음가짐으로 수련을 하며 교수 서정민(이봉련 분)에게 인정을 받았다. 표남경은 많은 가르침을 줬던 첫 부인과 환자를 떠나보내는 동시에 새 생명을 만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했다.

 

엄재일은 따뜻한 마음과 꾸준한 노력으로 그 누구도 찾지 않는 투명 인간 시절을 지나 환자들이 먼저 찾는 의사가 된 것은 물론 악명 높은 조준모(이현균 분) 교수에게 인정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슈퍼 AI였던 김사비는 류재휘(이현균 분) 교수처럼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먼저 농담도 건네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1년 차 레지던트들의 이러한 성장 뒤에는 따끔한 충고와 다정한 칭찬으로 힘을 실어준 선배 레지던트 구도원의 애정이 녹아 있었다.

 

레지던트들이 성장하는 동안 이들 사이 로맨스 기류도 물씬 서려 흥미를 돋웠다. 오이영과 구도원은 알콩달콩한 연애를 이어갔고 표남경은 예비 산부인과 레지던트 탁기온(차강윤 분)과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엄재일은 김사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설렘을 유발했다.

 

또한 출세욕에 사로잡혔던 명은원(김혜인 분) 대신 종로 율제병원의 새 교수로 추민하(안은진 분)가 임용돼 통쾌함을 자아냈다. 아내 추민하의 교수 임용을 축하하러 산부인과 교수 양석형(김대명 분)도 등장한 가운데 양석형은 곧 2년 차가 될 레지던트들을 향해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 훈훈함을 더했다.

 

‘언슬전’은 어딘가 어설픈 사회 초년생들이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공간인 산부인과에서 인생의 시작과 끝을 마주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비록 의학적인 부분 외에 의사라는 직군 실제 라이프는 다소 현실과 거리감을 띌 수 있었지만, 배우들 호연과 늘 그렇듯 신원호 사단 특유의 로맨스 해피엔딩은 작품 성공을 이뤘다. 다소 억스러운 설정, 과도한 감동 코드, 필연을 가장한 우연의 연속은 이상하리만큼 비현실적이지만, 드라마라는 상상의 틀을 활용해 ‘킬링타임’으로 나쁘지 않은 작품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무엇보다 늘 그렇듯 신원호 사단 특유의 신인 발굴은 빛났다. 고윤정부터 '사돈총각'이라는 별칭을 얻은 정준원, '폭싹 속았수다' 이어 ‘언슬전’으로 제대로 얼굴을 알린 강유석, '마녀2'로만 기억되던 신시아의 연기변신, 시쳇말로 ‘뉴비’로 통하는 한예지 발굴까지. 신원호 사단이 발굴한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이번에도 빛났다. 작품 소재와 설정을 떠나 배우들 합은 작품 초기의 혹평과 우려를 딛고 ‘시청률 대박’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덕분에 ‘언슬전’은 4주 연속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 1위를 유지했으며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역시 연일 상승세를 보였고 영상 총 조회수도 매주 1, 2억 뷰씩 증가하며 무려 8억 뷰를 기록했다. 아울러 0%대라는 지옥의 순간만 느끼던 tvN에는 단비 같은 작품이었다. ‘tvN 토일극=폭망 또는 나락’이라는 공식까지 생길처지인 tvN 토일극에 부활이라는 두 글자를 안겨준 작품이 ‘언슬전’이다. tvN으로써는 그야말로 기사회생인 셈이다.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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