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건축 관월당, 100년 만에 귀환

일제강점기 해체되어 일본으로 반출된 조선왕실 사당 건축물 ‘관월당’이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관월당 부재들이 일본 가마쿠라 고토쿠인 절에서 해체된 후, 최근 국내로 반입되어 경기도 파주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월당 귀환은 고토쿠인 주지 사토 다카오의 한국 문화재 보존 의지와 양측의 협력으로 성사되었다.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단층 목조건물로, 서울 지역에 있던 건물이다. 1924년 조선식산은행에 담보로 넘겨진 후 야마이치증권 초대 사장 스기노 기세이에게 증여되었고, 이후 고토쿠인에 기증되었다. 절에서는 관월당을 청동대불 뒤편에 이전하여 관음보살상을 봉안한 기도 공간으로 90여 년간 사용했다.
사토 다카오 주지는 관월당이 한국에서 보존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건물을 한국 측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한국에 관월당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2019년부터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연구, 조사, 단청 기록화 보존처리, 정밀실측 등 사업을 함께 진행해왔다. 사토 주지는 관월당 귀환을 기념하여 약 1억 엔의 기금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관월당이 18~19세기 대군급 왕실 사당 규모의 건물로 추정하며, 화려하고 격식 있는 의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종도리를 받치는 대공에 새겨진 덩굴무늬, 지붕 측면에 설치된 까치발, 덩굴무늬를 조각한 지붕 아래 부재 등에서 궁궐 및 궁가 건축 특유의 의장 요소를 엿볼 수 있다. 기와에서는 용과 거미, 박쥐 등 무늬가 들어간 암막새가 돋보이며, 단청의 문양과 안료는 18세기 후반~19세기 후반에 채색된 흔적을 보이고 있다.
해체 실측 작업을 통해 관월당이 일본으로 이건되는 과정에서 일부 변형된 사실도 밝혀졌다. 기단 석재는 인근 지역에서 채취한 안산암과 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기단 내부에는 채움재가 없었다. 또한 건물 뒤 벽체 바깥에 화방벽이 세워지고, 지붕에는 덧지붕이 올려지는 등 다양한 변형 흔적이 발견되었다. 국가유산청은 파주 수장고에서 관월당 부재 수리 작업을 진행하면서 원래 터 자리 등을 밝히는 학술 연구와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