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습격범, 항소심서 합의 시도…사죄 편지 양형에 영향 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27일 나온다. 김 씨는 항소심에서 이 대표와의 합의를 시도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고, 1심에서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반성문을 제출하고 사죄 편지를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김 씨의 사죄 편지가 양형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며, 피해자 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김 씨는 1월 2일 오전 10시 27분쯤 가덕도 신공항 부지가 보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범행 이전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범행 기회를 엿봤고, 흉기를 미리 구입·개조하고 칼 찌르기 연습을 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인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은 헌법과 법률 절차에 따라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결정돼야 할 선거 제도와 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로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징역 15년과 5년간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김 씨는 형이 너무 무겁고 보호관찰 명령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김 씨는 항소심에서 태도를 바꿔 이 대표와의 합의를 시도하며 반성의 뜻을 보였다. 1심에서 단 한 차례도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았고, 결심공판에서야 “자연인 이재명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던 김 씨는 항소심에서는 일찌감치 이 대표와의 합의 의지를 밝히고 법원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2번의 반성문을 제출하며 1심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려 노력했다.
재판부는 김 씨 측의 요청으로 이 대표에게 반성의 의미를 담은 사죄 편지를 전달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에서 어떤 반응일지, 답신이 제출되면 고려해서 판단하겠다”며 김 씨의 사죄 편지가 양형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1심보다 형량을 높여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한편, 김 씨의 범행을 도와 살인미수 방조 및 공직선거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지인 A 씨도 검찰의 항소로 이날 함께 선고를 받는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