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친환경·대형차로 공세 강화하는 한국 자동차 산업
경제

친환경·대형차로 공세 강화하는 한국 자동차 산업

홍이슬 기자
입력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품목관세 15%에 합의하며 기존 무관세 혜택을 잃었지만,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스포츠실용차(SUV)와 레저용 차량(RV) 등 대형 차량 판매 증가와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7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싼타페는 1만4128대가 판매되어 전년 동월 대비 57.2% 증가했고, 팰리세이드(1만3235대), 제네시스(6687대)도 각각 53.5%, 8% 증가했다. 기아 역시 텔루라이드(1만411대), 카니발(5928대) 판매량이 각각 36.1%, 30.1% 증가하는 등 큰 차량 판매가 두드러졌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7월 미국에서 친환경차 4만850대를 판매하여 전년 대비 42.6% 증가하는 등 친환경차 판매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 대형 차량과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점이 판매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9월30일부터 미국 현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예정이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완성차업체 빅3(도요타·혼다·닛산)는 일본의 자동차 관세 인하에도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업체는 이미 판매량의 대부분을 북미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판매량의 80.9%, 혼다는 100%, 닛산은 86.3%를 북미에서 생산한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170만대 가운데 85만9000대를 한국에서 수출했다. 품목관세가 25%에서 15%로 낮춰진다면 한국 완성차 기업의 경영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가입 국가와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은 "완성차업체가 보통 미국 현지에서 3∼4개월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자유무역 협정을 맺고 있는 멕시코·캐나다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부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잃어버린 혜택을 만회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은 "자동차 연구개발(R&D)이나 협력업체, 부품업체에 대한 지원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이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