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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속 7월 수출 증가, 곳곳에 남은 불안 요인
경제

관세 전쟁 속 7월 수출 증가, 곳곳에 남은 불안 요인

홍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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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전쟁 와중에 7월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관세 협상 마무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608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5.9% 증가한 수치이며,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수입은 0.7% 증가한 542억1천만달러이며, 무역수지 흑자는 66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7월 수출이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이라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9.3% 증가한 147억1천만달러를 수출하며 역대 7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액도 8.8% 증가한 58억3천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유럽연합 등에서 좋은 실적을 낸 반면 미국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3% 감소한 110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1.4% 증가한 103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철강과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은 감소했지만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의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아세안과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은 각각 10.1%, 8.7% 증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의 효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세 전쟁의 전반적인 영향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산 상품 대부분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은 15%로, 4월부터 적용된 기본관세율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미국과 관세 협상을 했거나 하지 않은 수십 개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율을 제시했는데, 한국을 포함한 39개국에 15% 관세율을 적용했다. 26개국은 이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영국 등은 10% 관세율이 적용된다.

 

정부는 관세 협상 타결로 주요 경쟁국에 견줘 동등하거나 우월한 입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지만, 다양한 수치로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이 한국의 대미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는 등 미국과 세계 경제에 혼란을 야기할 경우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적용 시점을 8월1일에서 8월7일로 연기했는데, 이는 관세 당국의 준비를 위한 시간 확보라는 설명이다.

 

4, 5월 감소했던 대미 수출은 6, 7월 증가했는데, 이는 8월1일로 예고됐던 25%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해 선적을 서두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조만간 발표될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도 변수로 보고 있다. 반도체는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미 수출 품목이다. 정부는 이번 협상으로 반도체와 의약품 품목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약속받았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모든 국가에 관세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최혜국대우의 이점은 발휘되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구리 제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산업부는 구리 수출 업계와 대책 회의를 갖고 수출 물량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구리 품목의 수출 다변화 및 국내 생산 지원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홍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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