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미국 해군 함정 건조 도전으로 조선업 협력 새 지평 열다
HD현대가 한국 조선사 최초로 미국 해군 함정 건조에 도전하며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HD현대는 미국 방산 분야 최대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차세대 군수 지원함 개발 사업 입찰에 공동으로 참여하기 위해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HD현대가 헌팅턴 잉걸스와 함께 미 해군에 약 13척의 차세대 군수 지원함을 공동 개발 및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 해군이 도입하려는 차세대 군수 지원함은 기존 함정보다 더욱 민첩하게 기동하고 연료 효율이 우수하여 해군 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공동 개발한 군수 지원함으로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미 해군은 2027년 8월 첫 건조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 기업이 미 군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를 맡은 적은 있지만 함정 건조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 이번 수주에 성공한다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1위 울산 조선소를 보유한 HD현대가 군수 지원함 건조 참여를 통해 역량을 증명한다면 장기적으로 헌팅턴 잉걸스와 동반하여 전투함 건조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조선업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미국 내 조선소 등 선박 생산 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 그룹이 보유한 현지 조선소 두 곳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 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미 해군 및 동맹국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MRO)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미 해군은 2023년부터 차세대 군수 지원함 개발을 추진했지만, 지원하는 기업이 없고 예산 부족으로 3차례나 유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초기 예산 1억 달러가 배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군함 건조를 한국 등 동맹국에 맡길 수 있게 하는 법안 개정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