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러시아, 중국 정상, 새로운 동맹 전선 구축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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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뒤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옆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냉전시대 사회주의 형제국가였던 북한, 중국, 러시아의 세 정상이 함께 나란히 서는 장면이다. 이러한 모습은 다시 거세지고 있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대결 구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최우선이지만, 이웃 나라인 중국을 쉽게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중심 잡기가 쉽지 않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중국 열병식의 중앙 좌석 배치를 공개했는데, 시진핑 주석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왼쪽에 김정은 위원장이 자리한다. 이는 냉전 이후 처음으로 세 정상이 나란히 서는 장면을 연출하며, 한미일에 공조하여 맞선 북·중·러 삼각 연대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전 70주년 행사 때는 왼쪽에 장쩌민 전 주석이,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섰던 것과 비교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 당시 한국을 대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북한을 대접한다"며 "3자가 나란히 서서 일종의 대미 전선을 구축한다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러시아 외에도 이란과 미얀마 등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이 대거 참석하는 가운데, 주중 미국대사는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방중을 앞둔 김정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숨진 장병들의 유족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일주일 만에 다시 열었다. 북한 방송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육성이 담긴 영상을 하루 만에 빠르게 공개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유가족들 모두가 하루빨리 오늘의 이 아픔을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들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으며, "영웅들이 남기고 간 자녀들을 책임적으로 잘 키우겠다"고 말하며 '속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앞서 국정원은 북한군 피해 규모를 전사자 6백 명을 포함한 총 4천7백 명으로 추산한다고 지난 4월 국회 보고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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