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첫 운항, 축제 분위기 속 혼잡과 불편도 발생

18일 서울 강서구 마곡 선착장에서 첫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몰리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혼잡과 불편도 함께 발생했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28.9km 구간을 운행하는 한강버스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대기 인원 증가로 인해 탑승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환불 불가 조치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은 한강을 가르는 새로운 경험에 기대감을 드러냈으며, 관광 및 여가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출발 30분 전부터 선착장 안팎으로 3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고, 첫차 탑승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은 선착장 밖까지 이어졌다. 목동, 금천 등지에서 찾아온 시민들과 자전거를 끌고 온 사람들, 60대 이상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남기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11시 첫 배가 정시에 출발하자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한강 버스를 사진과 영상으로 담으며 즐거워했고, "관광용으로는 너무 좋다", "외국인이나 주민들이 즐기기엔 제격"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마곡 주민 김종옥(72) 씨는 "10시 20분에 왔는데, 150번대 번호표를 받았다"며 "정신없긴 했지만 한번 타보고 싶어서 왔다. 한강을 가르는 버스라는 게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함께 온 박 모(70) 씨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날씨가 좋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첫차에 탑승한 김 모(54) 씨 역시 "출퇴근은 힘들겠지만, 관광용으로는 너무 좋다"며 "외국인이나 인근 주민들이 기분전환하기에는 딱 맞는 교통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첫날부터 혼잡과 불편도 적지 않았다. 첫 운행은 곧바로 마감됐고, 서울시는 대기번호를 적어 나눠줬지만, 번호표를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이 뒤섞여 입장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미리 와서 줄을 섰는데도 자리가 없어 못 타는 경우가 생겼고, 일부는 "오늘 안에는 못 타겠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금천구에서 자전거를 끌고 온 60대 이모 씨는 "11시 차를 타려고 했는데 사람이 꽉 차서 못 탔고, 다음 배는 1시간 30분 뒤라 포기했다. 그런데 환불이 안 된다고 해서 지금 표를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팔고 있다"며 "출퇴근용으로 적합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마곡–잠실 구간 소요 시간이 지하철(40분)에 비해 급행 82분, 완행 127분으로 2배에서 3배 이상 길어 '출퇴근용'으로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착장 접근성과 운행 간격도 한계로 꼽히며, 시민들은 "놓치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은 새로운 수상 교통수단이 선사하는 경험에 기대감을 드러냈으며, "퇴근길 올림픽대로 대신 타보고 싶다", "주말 나들이에 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취항식에서 "한강 버스는 서울이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라며 "강 위뿐 아니라 선착장도 문화와 트렌드가 어우러지는 광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버스는 추석 이후 평일 오전 7시 첫 배부터 급행(15분 간격)을 포함해 하루 왕복 30회로 증편될 예정이며, 연내 선박 12척으로 늘려 하루 48회 운항을 목표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