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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BIFF 단독 사회 입성…영화 축제 빛낸 스페셜 MC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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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30주년 기념 개막식에서 단독 사회자로 나섰다.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주연 배우이기도 한 이병헌은 뛰어난 입담과 무게감 있는 진행으로 축제의 성공적인 개막을 알렸다. 부산국제영화제 30년 역사상 남자 배우가 단독으로 개막식 사회를 맡은 것은 이병헌이 처음이다.

 

이병헌은 개막식 오프닝에서 1991년 데뷔와 1995년 첫 영화 촬영을 언급하며 "올해 '30년차 영화배우'로 이 자리에 섰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공자와 발자크의 말을 인용하며 "30년이 되어서야 이제 조금 배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자신의 인연을 언급하며 "신기하게 부산국제영화제도 저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 같이 성장한 것이다. 그 긴 여정 속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몇몇 순간들이 있는데, 시간은 여러모로 우리를 바꿔놓지만 영화 앞에서 느끼는 설렘 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영화가 주는 의미를 강조하며 "영화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건 모든 이야기엔 시작이 있다는 것, 그리고 오늘 밤 우리는 또 다른 시작을 함께 목격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그 설렘을 여러분께 선물로 드릴 수 있음에 행복하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존재하기에 영화가 있을 수 있고, 배우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고 완벽한 스피치를 선보였다.

 

그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나홍진 감독과 재치있는 입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나홍진 감독이 “'어쩔수가없다'를 보여주려고 왔다”고 말하자, 이병헌은 한효주 심사위원에게 "이 최악의 스피치를 수습해 달라"고 부탁했고, 한효주는 "수습 불가능이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자신이 출연한 '어쩔수가없다' 팀이 무대에 오르자 박찬욱 감독에게 "오늘 제 진행 어떤 것 같냐"고 물었고, 박찬욱 감독은 "앞으로 계속 연기만 하는 걸로"라고 답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다.

 

이병헌은 최근 베니스와 토론토 영화제에 '어쩔수가없다'로 참석했으며, 토론토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로 특별 공로상을 수상하며 K-무비의 위상을 높였다. 또한,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에서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개봉할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하반기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64개국 241편의 공식 초청작과 87편의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32편의 동네방네비프 상영작을 선보이며, 경쟁 부문 신설과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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